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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 백업

생업과 본업-2016년 08월 14일

지난 6일 경향신문에서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보수 진영의 토론자로 유명한 ‘전원책’ 변호사의 인터뷰( “보수·진보가 뭔지 제대로 알면, 정치도 예능처럼 재밌어져”)였다. 그 중 “그는 변호사인 동시에 시인이다. 자신의 본업이 시인이고 변호사는 생업이라고 소개할 만큼 시작에 애착을 갖고 있다.”라는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생업’과 ‘본업’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다. 시인이 ‘부업’이라고 소개 되었다면 어렵지 않게 이해를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생업’과 ‘본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 ‘생업’이다. ‘본업’은 수입이 얼마 되지 못해도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서 하는 일을 말한다. 전원책 변호사의 경우 ‘본업’을 시인 즉, 시를 쓰는 일이라고 했다. 변호사는 디른 돈벌이가 있으면 그만 둘 수 있는 직업이지만 ‘시인’은 그만 둘 수 없는 업이라고 했다. 그리고 시를 쓸 때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 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다른 부분은 잊혀졌지만 이 ‘생업’과 ‘본업’은 머리에 남아 계속 돌아다녔다. 마치 나의 ‘본업’은 무엇인지 빨리 답하라는 듯이.

현재 나의 생업은 ‘국회사무처 소속 무기계약직 민간근로자’로 설명 할 수 있다. 이 생업은 사회 생활을 하며서 여러 번 바뀌었다. 일용직 근로자부터 시작하여 중소 방송국 대리, 그리고 짧았지만 팀장 직위까지 겪어 보았다. 업의 이름이 많이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거의 ‘본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받고 있는 월급 보다 많이 벌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용의가 있다. 그렇기에 ‘생업’이다. 그럼 나의 ‘본업’은 무엇일까? 질문을 했을 때 바로 답을 할 수 없었다. 정말로 내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떠올려지지 않았다.

인터뷰 기사를 본 후 나의 ‘본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을 했다. 여러 가지가 후보로 올랐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 대부분 ‘업’이라고 할 수 없었으며 수입 또한 확실한 일들이 아니었다. 내가 활동을 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학생’이라는 직업이 대표적이다. 끊임없이 배움을 유지 하고 싶어 ‘학생’이라는 직업을 떠올렸다. 하지만 학생은 수입이 없어 ‘본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부업’에 가깝다. 부업은 수입이 없어도 유지할 수 있지만 ‘본업’은 그렇지 않다. 수입이 있는 일이어야 한다. 시인처럼 인세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비록 배불리 먹으며 지낼 수 없어도 말이다. 그렇다면 난 ‘본업’이 아직 없는 것인가?

내 주위에서 ‘본업’이 있는 이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음, 어쩌면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어서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평일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밤이나 휴일에 다른 업을 하는 이가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 ‘부업’에 종사한다. 생업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을 더하고자 하는 일이다. 그들의 다수는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바꾸려고 할 것이다.

자신의 ‘본업’이 무엇이며 왜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얼마전까지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만 찾아 보았던 난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한동안 멍했다. 중요한게 뭣인지도 몰랐던 게 폭염에 지친 나를 더 힘들게 하였다.


2016년 08월 12일 풀무질 글쓰기 모임에서 발표한 글. 제대로 쓰지도 않은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 조금이라도 블로그를 활성화 하고 싶어서. 이 초안을 토대로 글을 더 발전 시킨다면 다시 올리겠다.